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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12 개혁의 신생, 번성, 쇠퇴, 몰락 [리바이벌 II]
공상 속에서2012. 5. 1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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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바이벌 두 번째| 요즘 어려운 일을 하나 하고 있다. 10년도 넘은 글들을 통해서 나를 심판하는 작업이다. 흔히 밤새 쓴 편지나 일기를 다음 날 아침 찢어버리고픈 정신 역학을 감안한다면, 이 10년도 넘은 텍스트는 나의 심판주다.]
젊은 혁명가들은 체제의 불합리를 인식하고 다수와 더불어 새로운 이념을 창출한다. 그들이 혁명가로 불린다면 그것은 혁명의 성공을 의미하며 체제 붕괴와 대중 확보도 완료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그 다음은? 그 다음은 뭐하며 시절을 보내지? 시절을 보내자니 이념만 가지고는 안되는 것이며 그래서 다시 제도가 요구되는 것이고 새로운 조직도 있어야 했다. (대부분의 경우엔 대안 제도와 조직을 개혁 이전에 수립한다.) 결국 그렇게 시절이 흘러간다. 다시 또 다른 젊은 혁명가가 나왔다. 그러더니 지난 날의 그 젊은 혁명가의 체제 붕괴를 위한 선동에 들어선다. 혁명은 언제나 혁명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바웬사나 옐친의 몰락에서 알 수 있듯이 어차피 문제는 제도가 아닌 사람에게서 원인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제도를 달갑지 않게 여기지 않았던가(c.f. 삼상 8:7-18).
이 순환관계는 집단을 이루는 어느 곳에서든 발생하는 일종의 알고리즘이다. 교회도 예외 아니다. 아니 어쩌면 더 극렬할 수 있다. 오늘날 교회에서 개혁 당하는 많은 선배들은 거의 다 과거 개혁가였다. 그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회중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그들은 그들 자신의 개혁의 대상을 닮아간다. 회중에게는 분배를(행 4:28-37) 요구하면서 그들 회중의 분배 요구에 대해서는 사제와 죄인의 관계이기를 원하는 이율배반적 태도와 구도는 누가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하나의 인간 사회가 가지는 군상들인 것이다. 그래서 토인비 같은 인류 사가는 세상을 그냥 이렇게 봤다. 신생, 번성, 쇠퇴, 몰락. 이 순환구조 사이에 얼마나 많은 사상과 윤리와 감정이 있었는지는 철저하게 다 무시되고 만다. 신생, 번성, 쇠퇴, 몰락.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저 그 가운데서 구제가 있었다면 그것이 복될 뿐이리라.

이 글은 아마도 내가 어떤 대형교회 울타리 안에서 양생된 한 중소형 교회에 출석하면서 그들이 그 대형교회로부터 이탈하고자 할 당시 내부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저항과 반대 정서를 겨냥해 작성했던 것같다. 내용을 보아하니 그 대형교회도 혁명하듯 설립과 팽창을 일구었지만 결국 쇠락이잖느냐는 논지로서 거들고 있엇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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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쓸 때만 해도 바웬사와 옐친을 언급하고 있는데 올해 들어서기 전에 무바라크(Mubarak)와 카다피(Moammar Gadhafi)가 축출되었다.

그런가하면 엄밀한 의미에서 이 글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 미문(美門)을 통해 나도 일종의 혁명(revolution)을 하고 있다. 나에게도 언젠가 쇠퇴와 몰락이 임할까. 그러나 지금 이 심판주적 텍스트 앞에 이것 하나는 확고하다. 적어도 선동자(agitator)는 아니었음에 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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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4월 27일자 텍스트 앞에서
나의 자아를 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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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talog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