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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5.28 리바이어던과 성령
말씀 속에서2012. 5. 28.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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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홉스는 그의 역작 <리바이어던>에서 국가를 일종의 인공적 인간(人工的 人間)으로 간주하고 그에 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⑴ 국가의 주권은 인공 혼으로 전신에 생명과 운동을 공급한다.
⑵ 장관이나 행정관리는 인공 관절이고,
⑶ 보수와 체벌은 신경이며,
⑷ 개별 가정과 재산은 체력이고,
⑸ 복지는 그 인공적 인간의 과업이다.
그리고 ⑹ 원로들은 인공인간의 기억과도 같으며,
⑺ 형평과 법은 인공적 이성과 의지요,
⑻ 평화는 건강, ⑼ 소요는 질병, ⑽ 내란은 죽음이다.
끝으로 ⑾ 이 모든 것을 결합하고 창출하는 신약(信約)은 이른 바 창세에 신이 말씀하신 ‘인간을 창조하자!’는 명령에 비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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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일찍이 다니엘이 통찰했던 괴생명체를 서술했던 방식과도 같으며, 다니엘의 진술을 모티프로 재형해낸 요한계시록 속 괴생물들과도 같은 것으로, 일종의 집단 영성이다. 이들 모두가 괴생명체로 묘사되는 것은 그것들이 결국 하나님을 떠난 자율적 집단의 영성이라는 데 그 공통점이 있다. 이것이 바로 성경에서 말하는 리워야단이자 베헤못이다.

일찍이 악어나 하마나 뱀으로 혼역된 리워야단이라는 존재가 지닌 문맥들은 모두 이들 최강 파워들이 하나님 권세아래 종속되어 있다는 믿음이었다(c.f. 창 1:21; 출 7:9, 10, 12; 신 32:33; 시 91:13; 욥 3:8; 시 74:13‐17; 89:9‐10; 104:26; 사 27:1; 51:9‐10; 렘 51:34). 구약의 이러한 통찰과 기대감이 신약에 와서 성령의 이름으로 실현된다.

하나님의 성령이 이 파괴된 집단 영성의 치유자로서 임재된 것이다. 그 사역의 본령이 오순절 성령강림 첫 번째 현상 속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방언이다. 저자 누가가 바로 이 방언을 어떤 도상 속에서 위치시켰는지가 그 본령의 열쇠다.

방언은 본래 모든 신령한 은사로 들어가는 드라이브와 같은 입구다. 체험한 사람만이 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이같은 귀납적 체험 현장을 바벨탑 도상과 맞춰 놓은 것은 전적으로 누가의 놀라운 통찰 덕택이다.

바벨탑은 최초의 리바이어던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 탑을 쌓을 때 어떤 일이 발생하였는가? 들리지 않았다. 망치를 달라고 하는데 흙을 건네고, 물을 달라고 하는데 불을 건네는 언어 파괴적인 리바이어던 현상과 오순절 성령강림의 방언의 은사 현상과 동치로 묶어 버렸다.

성령이 임하시니까 바벨탑이라는 리바이어던의 때처럼 갑자기 들리지 않게 되었다. 전혀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하는 바로 그 현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새 리바이어던 현상 속에서는 오로지 경건한 자만 들을 수 있다.

말(logos)을 통해 재구성되는 이 작업과 공정은 각 세대가 인공적으로 창출해냈던 리바이어던을 재형 해내는 전혀 다른 개념의 리바이어던 작업 공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인공 혼, 인공 관절, 인공적 이성과 의지가 아닌 성령의 사랑의 법으로 다시 창조되는 과업. 이것이 바로 성령이 교회를 통해 이 세상에 하시려는 일 즉, 새 리바이어던으로서 프락세이스(praxis, Acts)이다.



* 홉스의 <리바이어던>은 당시 교회권력에서 해방된 국가를 가리키며 또 그러한 국가의 성립을 논한다. 교회권력이 어떤 생명체로서 유기체에 훼방을 가하고 있다는 통찰로서는 같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바라는 리바이어던은 역시 또다른 권력으로서 재앙에 지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미문(美門)에서 맞는 첫 성령강림절 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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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talog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