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 속에서2012. 8. 1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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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려운 일을 하나 하고 있다. 10년도 넘은 글들을 통해서 나를 심판하는 작업이다. 흔히 밤새 쓴 편지나 일기를 다음 날 아침 찢어버리고픈 정신 역학을 감안한다면, 이 10년도 넘은 텍스트는 나의 심판주다.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가 긍정하든 부정하든 각각이 커다란 시간표 안에 존재한다. 종교적으로 생각하든 종교를 떠나서 생각하든 어쨌든 인간은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혹은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진행'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이는 찢어지고 헤졌다가 봉합된 시간 위에 서있기도 하고 또 어떤 이는 누리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시간에 머무르기도 하는데, 우리가 그 모든 시작은 목격 하지만 도무지 끝은 알 수 없다. 끝이 어떤 지도 알 수 없지만 끝이 어느 지점인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
나는 어디 쯤 와 있는가. 한번 쯤 생각해야 하지 않는가. 그냥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냥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나는 어디 쯤 와 있는가. 당신이 만약 스스로를 느끼고 또 어디쯤 와 있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한다면 당신의 인생이 지금 그렇게 그 꼴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

<나는 어디 쯤 와 있는가.> 라고 하더니 갑자기 <당신이 만약 스스로를.... 당신의 인생이 지금 그렇게 그 꼴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로 마무리 짓고 있다.

나는 어떻게 감히 알 수 없는 상대를 향해 <그 꼴로 끝나지는 않았을 것...>이라 말할 수 있었을까? 복음을 그런 식으로 던지고 있었던 것일까? 누구를 목적하고 있을까? 그럴 자격이 과연 있었을까? 이것이 사제 된 동력이었을까?

저 자아가 말하고 있는 그 시간표라는 틀에 날 넣을 때 정작 난 어떤 결말에 와 있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1년 4월 26일자 텍스트 앞에서
나의 자아를 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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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talogia